2009년 8월 31일 월요일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

 

 

이 책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다.

무릎팍 도사 - 한비야 편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책은 사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기계발서, 여행에세이 등을 좋아하는 나지만 유명인이 쓴 에세이나, 자서전 느낌의 책은 잘 보지 않는 성향인 나로서는 한비야가 쓴 책을 한번도 본 적이 없으며, 보고 싶다고 느낀 적도 없다.

그러나 방송의 힘이 이렇게도 컸던 건지.. 한비야에 대한, 아니 한비야가 아닌 그녀가 말한 그 세계의 참상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서 이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첫 장을 넘기고 두번째 장을 넘기면서 한비야의 톤과 음색이 그대로 살아있는 걸 느꼈다. 마치 책을 읽는게 아니라 한비야 팀장이 내 옆에서 재잘재잘 얘기해 주고 있는 것 같이 친근하고 술술 잘 읽혔다. 아.. 이렇게도 책을 쓸 수 있구나.. 책의 문체에 대한 신선함! 좋았다.

 

이것은 그야말로 세계 곳곳의 구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다니며 그곳의 참상과 그로 인해 느낀점을 쓴 책이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이 진심이기에 나 또한 그녀가 느끼는 그대로를 느끼고, 아파할 수 있었다. 한비야 특유의 유쾌함, 발랄함, 통통 튀는 감정도 잘 살아있다.

질병, 굶주림, 전쟁 등에 관해 생각해 볼 만한 많은 에피소드 들이 있지만 이책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 다가 아니다.

 

우리는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지, 자신의 삶에 대해 얼마나 책임지고 있는지, 청춘을 어떻게 써야 할지 등에 관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나이가 50이 넘었지만 그것은 인생 후반전 5분이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말하는 한비야,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구호팀장 10년차에 만족하지 않고, 그것을 더욱 잘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택했다. 그녀의 용기와 결단, 그리고 그 결단을 위해 수없이 고민했을 많은 날들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

내 나이 29, 서른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비야의 이 책은 많은 것을 생각케 했다.

서른이 되면 청춘이 끝날 줄 알았던 내 생각이 한없이 모자랐음을 반성하게 한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시간이 가는 것을 아까워 하면서도 그 시간을 유용하게 쓰고 있었을까? 하는 질문을 책을 읽는 동안 정말 많이 했다.

에너지를 전파하는 행동주의자 한비야. 생각하고 공감하는 만큼 그것에 머무르지 않고, 꼭 행동으로 옮기는 그녀의 그 에너지가 참으로 부럽다. 아래 그녀의 책 속에서 가장 위로받고 격려받았던 문구를 옮긴다. 현재의 나에게 꼭 필요한 말, 누군가 제발 해줬으면 했던 그 말을 그녀가 나에게 해 주었다.

 

당신은 방금 지나간 기회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확신한다. 당신이 지금 막차를 놓쳤다고 그게 마지막이 아니란 말이다.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기다려라. 어두운 밤이 지나가고 나면 다음날 새벽 첫차작 온다. 이제 이십대, 일생을 하루 24시간으로 보면 이십대는 인생의 새벽이다. 새벽에 오는 막차도 있다던가. 이십대인 당신에게 시간과 기회는 충분하다.

 

사람의 인생을 90세로 생각하고 축구 경기에 비교해보자. 전반전 45분, 후반전 45분, 그렇다면 29세. 당신은 겨우 전반전 29분을 뛰고 있는 선수다. 그 선수가 전반전의 절반을 겨우 넘은 경기 도중에 너무 늦었다고 말하는 거다. 당신 말대로 실책하여 몇 골을 먹었다고 해도 아직 전반전도 끝나지 않았다. 후반전 45분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 않은가? 연장전도 있고, 패자부활전도 있다. 만회할 시간과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제발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말기 바란다. 늦기는 뭐가 늦었다는 말인가? 전반전 29분을 뛰고 있는 선수가 볓 골 들어갔다고, 이건 절대로 만회할 수 없다고, 이미 진 경기라고 짐 싸서 집에 가는 축구 경기를 보았는가? 세상에 그런 경기 보았는가 말이다. 당신의 인생 경기도 마찬가지다. 늘 점검하고 상기하자. 나는 지금 내 인생 경기에서 몇 분을 뛰고 있는지. 내 시간은 얼마나 충분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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